‘Never Rarely Sometimes Always’ 후기: 4단계 감정 설문형 제목에 담긴 그날의 무게

‘Never Rarely Sometimes Always’ 후기: 4단계 감정 설문형 제목에 담긴 그날의 무게


서론 – 설문용어 속에 숨은 생의 무게

“Never Rarely Sometimes Always”라는 제목은 설문지에서 흔히 보이는 응답 문구임에도, 영화 속에서 한순간의 감정이 담긴 단어가 된다. 이 제목이 단순 번역된 것처럼 보이지만, 작품 속 장면 하나하나와 맞닿아 있을 때 비로소 완전한 의미를 드러낸다. 17세 소녀 오텀과 사촌 스카일라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뉴욕으로 떠나는 여정은, 설문용어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절박한 현실의 기록이자 사적인 고백이다.


1. 작품 정보

  • 감독·각본: 엘리자 히트먼 (Eliza Hittman) :contentReference[oaicite:1]{index=1}
  • 주연:
    • 시드니 플래니건 (Autumn Callahan 역) – 첫 연기 데뷔작에서 압도적 존재감과 섬세한 눈빛을 선보였다 :contentReference[oaicite:2]{index=2}
    • 탈리아 라이더 (Skylar 역) – 충직한 동반자이자 사랑의 결핍을 간직한 인물로 깊은 울림을 준다 :contentReference[oaicite:3]{index=3}
  • 상영 시간: 101분 :contentReference[oaicite:4]{index=4}
  • 개봉 연도: 2020년 3월 (미국), 2020 선댄스·베를린 영화제 초청, 베를린 국제영화제 은곰상 수상 :contentReference[oaicite:5]{index=5}

2. 줄거리 개요

펜실베이니아 북부에 사는 17세 오텀은 원치 않는 임신에 직면하고, 부모의 동의 없이는 낙태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약물과 신체적 고통으로 자연 유산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사촌 스카일라에게 털어놓는다. 두 사람은 현금을 훔쳐 뉴욕으로 향하고, 버스와 지하철, 모텔 없이 이틀을 견디며 원치 않는 임신을 끝내기 위한 고군분투를 이어간다 :contentReference[oaicite:6]{index=6}.
뉴욕의 클리닉에서 예상외의 후기 임신 사실(18주)을 알게 된 뒤, 공감해주는 카운슬러의 질문 속에 “Never Rarely Sometimes Always” 네 개의 답변이 오텀의 진실과 상처를 드러낸다 :contentReference[oaicite:7]{index=7}.


3. 깊이 있는 감정 서사와 연출

엘리자 히트먼의 연출은 무대 위 배우 지시보다 카메라의 시선에 집중한다. 인물의 감정을 온전히 담아내는 플랜 촬영과 롱테이크의 활용이 돋보이며, 대사는 최대한 절제된다 :contentReference[oaicite:8]{index=8}.
시드니 플래니건은 말보다 얼굴과 눈빛, 몸짓으로 오텀의 고단한 내면을 표현한다. 특히 카운슬러 룸에서 묻는 질문에 조용히 “Never”, “Rarely” 등을 답할 때, 관객은 망설임과 고통이 교차하는 그 침묵 안에서 흔들린다 :contentReference[oaicite:9]{index=9}.

도시 속 밤의 공기, 지하철 빛, 모텔 방 음습한 조명은 클리셰가 아닌 현실이다. 그 속에서 두 소녀는 지치지만 서로를 붙잡고 흔들림 없이 나아간다. 이 과정은 마치 로드무비 같지만, 동시에 현실감이 짙은 사회적 드라마의 성취를 담는다 :contentReference[oaicite:10]{index=10}.


4. 핵심 장면 – 상담실의 무게

영화의 전환점은 Planned Parenthood 상담실. 오텀의 응답은 단어가 아닌 숨과 표정에 깃들어 있다. 카운슬러의 질문은 폭로나 선동이 아닌, ‘오텀의 진실’을 꺼내는 방식으로 다가온다. 이 순간, 관객은 단순한 고발이 아닌, 마주하기 힘든 감정과 기억에 함께 호흡하게 된다 :contentReference[oaicite:11]{index=11}.


5. 사회적 메시지와 공감

이 작품은 낙태를 직접 다루지만, 이슈 중심 영화에 환원되지 않는다. 히트먼은 현실적 디테일을 토대로 불안, 공포, 연대의 감정을 실감 나게 조명한다. 영화는 여성들의 고립과 미묘한 폭력들(식당의 손님, 지하철 괴한 등)을 방관 없이 재현하며, 일상 속 구조적 문제를 투명하게 드러낸다 :contentReference[oaicite:12]{index=12}.

이민이나 계층, 생물학적 조건이 아닌, ‘국내에서 보는 여성의 목소리’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한국 관객 역시 비슷한 불안과 공감대를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해외 평단은 “정치 영화가 아닌 사람 이야기”라는 표현을 썼다 :contentReference[oaicite:13]{index=13}.


6. 전문가 평가와 평론 반응

  • 로튼토마토 99% 긍정 평가 (평균 평점 8.6/10) :contentReference[oaicite:14]{index=14}
  • 메타크리틱 92/100으로 ‘보편적 찬사’ :contentReference[oaicite:15]{index=15}
  • 반버티파이: “은유적이지 않고 솔직히 다가오는 낙태 드라마” :contentReference[oaicite:16]{index=16}
  • 가디언 마코드 케르모드 평: “다큐멘터리 같은 리얼리즘과 시적인 영화적 깊이의 조화” :contentReference[oaicite:17]{index=17}

7. 유익한 정보 – 실제 관객 입장에서

이 영화를 보기 전 준비할 팁:

  1. 자극적인 장면이 있지만, 과도한 자극은 없음. 감정의 리듬을 함께 타는 경험이 핵심.
  2. 잔잔하지만 무거운 분위기이므로, 에너지 여유 있는 날에 감상 추천.
  3. 맘카페나 주변과 토론 후, 마음속 고민에 공감하며 보는 것이 더 깊다.
  4. 관련 통계나 낙태 이슈에 대한 사전 이해(예: 부모 동의 제도 등)가 있으면 몰입이 훨씬 깊어질 수 있음.

결론 – 감정의 무게를 견디는 영화적 체험

“Never Rarely Sometimes Always”는 어떤 변화의 메시지를 주기보다, ‘한순간도 멈출 수 없는 감정’을 질문한다. 이 작품은 낙태 라는 탄핵적인 소재를 통해 서스펜스나 해방의 드라마를 제공하지 않고, 오텀의 고요한 내부 여정을 따라가는 데 집중한다.
소리 없는 내외부의 절규를 수용하고, 공감의 눈빛을 머금는 이 체험은 관객에게 말보다 무게 있는 질문을 남긴다.
따라서 자극보다는 현실의 온도를, 결말보다는 ‘그 순간’을 느끼고 싶은 분께 이 영화는 강력히 권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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